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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일파, 아베에 또 돌직구… “소녀像에 헌화하라”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15 15:40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장미꽃을 바쳐라.”

미국 내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인 아·태 안보센터 제프리 호넝(Hornung) 교수가 일본을 향해 ‘위안부 소녀상 헌화’를 통한 과거사 사죄와 정리를 촉구했다. 2차대전 종전 70주년과 한·일 관계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에 과거를 털고 미래로 향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14일(현지 시각)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기고에서 “아베 총리는 과거사논쟁이(윈-윈이아닌) ‘루즈-루즈(lose-lose)’게임이고, 국제사회가 절대 일본 편을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강제거주지역)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처럼 과감하고 의미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넝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반도 유사시 주일(駐日)미군이 출동하려면 일본 정부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며 일본 측 입장을 대변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과거사에 대해서는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 내 일본군위안부 동상들을 아베 총리가 끌어안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빈 의자에 장미꽃을 바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넝 교수는 일제강점 당시 한반도에서 자행됐던 군에 의한 위안부동원을 비롯해 문화말살정책, 징용, 토지 수탈, 문화재 약탈 등을 일일이 거론하고 나서 “당시 잘못에 대한 일본의 진실한 사죄와 후회를 담은1993년 ‘고노(河野) 담화’를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재확인하고, 이를 리 차원인 ‘아베 담화’로 승화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보수 성향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본 전문가 마이클 오슬린 전 예일대 교수도 ‘더 코멘테이터’기고에서 “아베 총리는 후회(remorse)가 아니라 확실한 사죄(apology)의 뜻을 밝힌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토대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우파는 독일 나치와 일본은 차원이 다르다고 비교를 거부한다. 학살을 자행한 적도 없고, 오히려 한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1965년 한·일 수교 협정을 맺으면서 지불한 5억달러 배상금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 전문가들도 한때 일본의 주장에 동조했었다. 한국이 지나치게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일 관계가 냉각됐다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주변국 반대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2012년 12월 참배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참배 직전까지도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하며 한국 측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압박했는데, 일본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실망했다”는 논평이 바로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위안부 문제를 ‘엄청나게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작심 발언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있는 곳을 거리낌없이 참배하는 것을 보고, 미국 내 전문가들도 ‘왜 한국이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지 알게 됐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결국 위안부 문제가 보편적 인권 문제로 인식돼 미국내 지일파들조차 일본 편을 들 수 없게 됐고,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각종 증거가 미국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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